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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행정대집행 9년, 공동성명> 탈핵운동의 버팀목이자 길잡이 밀얀과 함께 탈핵,탈송전탑 세상을 위해 힘모아 나아갑시다.

성명 및 보도자료/성명ㅣ논평

by 부산에너지정의행동 2023. 6. 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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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반대투쟁 18년, 행정대집행 9년, 탈핵·탈송전탑을 위한 우리의 다짐을 담은 공동성명>


탈핵운동의 버팀목이자 길잡이 밀양과 함께 탈핵·탈송전탑 세상을 위해 힘 모아 나아갑시다!


2014년 6월 11일, 국가폭력으로 인해 아비규환이었던 밀양을 기억합니다. 국가사업이라는 이름아래 765kV초고압 송전탑이 삶과 땅을 짓밟기 시작했을 때부터 온 몸으로 저항해왔던 밀양의 주민들을 기억합니다. 평생을 일궈온 땅에서 계속 농사짓고,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싶었던 사람들을 빨갱이로 내몰고 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을 외부세력으로 몰아간 것은 누구입니까. 그들의 주장대로 밀양의 할매할배들이 그저 보상금 한 푼 더 받고자 했다면 국가가 잘못해서 생떼 같은 자식들을 잃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국가폭력으로 죽어간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자본권력 때문에 차가운 거리에서, 높은 철탑 위에서 투쟁하는 한진중공업,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유성기업, 쌍용차 노동자들을, 핵발전소와 송전탑으로 고통 받는 다른 지역의 주민들을 만나러 긴 여정을 떠났을까요.

‘연대자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하는 밀양 할매할배들의 말과 달리 우리가‘밀양 덕분에’ 흔들려도 지금까지 버티며 온 것입니다. “말없이 싸워도 싸우는 것은 싸우는 것‘이라는 밀양 어르신의 가르침은 탈핵운동 뿐만 아니라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해, 평화와 기후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두에게 큰 울림이자, 버틸 수 있는 희망이 됩니다. 송전탑 반대 투쟁 18년째, 아직도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 인권침해에 대한 진상조사, 국가폭력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더 높은 권력의 자리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는 동안 밀양주민들은 수많은 재판, 이웃을 잃는 슬픔과 잊혀짐에 대한 서글픔, 매일같이 마주해야 하는 송전탑과 함께 말없이 싸워오고 있습니다.  

밀양송전탑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던 정부, 탈핵을 선언했던 정부에서도 핵발전소와 송전탑은 더 지어졌습니다. 약속은 휴지조각이 되고 이제 대놓고 ‘원전 최강국’을 만들겠다는 정부가 핵진흥을 위해 활개치고 있습니다. 위험한 노후핵발전소의 수명연장, 자본의 배만 불리는 신규핵발전소 건설, 주민동의 없는 핵폐기장 추진으로 지역주민들의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은 제대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핵발전이 기후위기의 대안이라고 떠들고 있습니다. 탈핵하면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이고 한전의 적자는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고 핵발전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매일 같이 발생하는 핵폐기물, 각종 비리로 얼룩진 핵산업, 은폐되어 온 각종 사고, 지역주민들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유독한 방사능, 지진과 태풍 등 각종 기후재난에 취약한 것 모두가 핵발전이 가진 문제입니다. 이래도 핵발전이 기후위기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까. 기후위기를 걱정한다면, 그동안 불평등하고 부정의하게 존재해온 에너지시스템을 전환해야 합니다. 단순히 산업을 전환하고 발전방식만을 바꿀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값싸게 사용해온 전기가 어떤 불평등과 부정의를 통해 가능했던 것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나쁜 발전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 나쁜 전기를 계속 쓰는 것은 결코 기후위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뿐더러 그것은 기후정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전국의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핵종을 걸러내면, 바닷물에 희석시키면, 기준치 이하이면 안전하다는 일본정부와 도쿄전력,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주장을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온 윤석열 정부도 결국 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의 해양투기가 결국 핵발전을 유지하기 위함임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철탑을 따라가니 그 끝에 핵발전소가 있었다.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그 깨달음을 세상 사람들이 함께 나누었을 때 이 나라에 희망이 있다.” 는 밀양주민의 말처럼, 철탑 끝에 핵발전소가 있듯 후쿠시마 핵오염수 끝에 핵발전소가 있습니다.
때문에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분노는 핵발전을 향한 분노여야 합니다. 핵발전을 끝내야만 우리가 바라는 안전한 세상, 정의로운 세상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가 7월부터 ‘탈탈 시발(始發)대’라는 이름으로 주민들과 함께 전국을 다니며 탈핵·탈송전탑 운동의 활기를 다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다시 밀양이 우리들을 만나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탈탈 시발(始發)대’가 가는 곳마다 전국의 연대자들이 함께 하겠습니다.

탈핵·탈송전탑 세상을 위해 힘 모아 나갑시다. 우리가 다시 밀양이 됩시다.


202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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