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강제집행 12년을 맞아 청도와 밀양의 주민들, 그리고 연자들이 지난주 토요일(7/18) 식사와 다과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함께 한 식사자리였습니다. 주민들은 농사 일을 잠시 미루고 함게 하기위 해 청도의 한 식당으로 모였습니다. 내리쬐는 불볕 더위에 짧은 길을 걸으면서도 이 더위에 어떻게 싸웠을까 - 이 더위에 어떻게 농사를 지으셨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우리 어르신들은 단단하고 강단 있어 보였습니다. 걱정과 달리 어르신들은 어느때보다 단단해 보이셨습니다. 주름이 더 많이 지고, 많이 작아지셨지만 언제나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시자, 선배셨습니다.






















이날 함께 모인 우리의 얼굴들과 <밀양청도송전탑반대책위원회>에서 발행한 편지를 함께 공유합니다.

청도 강제집행 12년에 따른 밀양·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 편지
지는 7월 21일로 청도 345kV 송전탑 공사 강제집행 12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날을 앞둔 지난 주말, 우리 청도와 밀양 주민은 연대자들과 함께 식사를 나눴습니다. 가장 고통스러운 날로 기억되는 날, 온갖 모욕과 고통이 응집된 기억으로 남은 이날, 우리는 형제와 같은 이들을 만나 서로를 보듬고 등을 토닥였습니다. 살이 타들어 갈 것만 같고, 뜨거운 가마솥에라도 들어가 있는 양 펄펄 끓던 뙤약볕 아래 팔짱을 끼고 서로의 몸을 묶었던 그날처럼 말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국가가 호령하는 ‘메가프로젝트’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기업과 지자체는 물론 평범한 삶을 사는 수많은 개인들 조차 이 거대한 광풍에 꿈과 희망을 태우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온 나라와 국민이 이 광풍에 올라타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 이 광풍 앞에 더 큰 부서짐과 위기의 고통 아래 놓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년간 초고압송전탑 건설에 저항해 오던 주민들, 수십 년간 핵발전소로 고통받아 온 지역의 주민들, 이제야 화력발전소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며 안도의 숨을 쉬었던 주민들입니다. 돈다발로 마을 공동체를 산산이 부수었던 국가의 무지막지한 폭력은 이제 메가프로젝트로 둔갑해 이들 주민들에게 침묵과 수용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평생을 일군 논과 밭을 글로벌 기업의 값싼 전기 공급을 위해 쓰겠다고 합니다. 생명을 일구는 강과 맑은 물을 글로벌 기업의 고급 용수 확보를 위해 쓰겠다고 합니다. 메가프로젝트의 광풍 앞에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삶과 생명이 망가지고 부서질 위기에 놓였지만,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거대 언론들은 이를 듣도보도 못 한 숫자들로 바꿔놓으며 침묵과 수용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청도 강제집행 12년을 즈음하여 우리가 식사 나눔을 하고, 서로의 등을 토닥임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우리의 삶을 지키고, 지금도 침묵을 강요받는 또 다른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이 거대한 광풍에 맞서고자 함입니다.
청도와 밀양의 주민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위기에 놓인 전국의 수많은 삶과 생명과 손잡아 주십시오. 메가프로젝트의 메가 약탈의 진실을 알리고, 멈춰 세우는 일에 함께 나서주십시오.
2026.7.24. 밀양·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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