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안전법 위반으로 시작한 고리2호기 수명연장은 애초부터 정당성이 없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신 안전 기술 기준 적용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중대사고와 같은 핵심적인 안전성 검증을 스스로 포기했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는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결국 2025년 11월 13일(목)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제224회 회의를 통해 고리2호기 수명연장(계속운전)을 승인을 강행했다. 이런 원안위의 행태는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도박에 다름없으며, ‘수명연장 강행’이라는 정해진 결론을 내리고 진행한 맞춤형 졸속 심사였다. 원안위의 이러한 심사는 나머지 9기의 노후 핵발전소 심사에도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것이다. 이제 시민의 이름으로, 그 ‘고리’를 끊으려고 한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이 승인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후환경에너지부는 요식행위로 진행한 2차례의 정책토론회와 시민들의 선택을 강요하는 문항으로 구성된 여론조사만으로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규정하고 있는 신규 핵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계획을 확정했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에너지정책’은 사실상 12.3 계엄과 내란으로 물러난 윤석열 정부의 ‘핵 폭주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 등으로 폭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한다는 명분은 안전에 대한 감각뿐만 아니라 밀양 송전탑 사태, 후쿠시마 핵사고 등으로 촉발된 지역 주민들이 받아온 고통에 대한 공감의 토대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퇴행에도, AI 등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와 압도적 여론이라는 겁박에도 시민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 무효소송에 참석한 1,108 명의 시민원고들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원자력안전위위원회가 규제기관의 책무를 망각한 채, 정권의 실용 논리에 맞춰 맞춤형 졸속 심사로 면죄부를 발행한 위법한 처분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다.
부산시청에 모인 우리 시민소송단은 저마다 1,108개의 간절하고도 절박한 이유를 안고 이 자리에 섰다. 누군가는 핵 위험으로부터 삶을 지켜내려는 간절함이었고, 누군가는 주권자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으려는 결단이었다. 또 누군가에게는 현장의 안전한 노동을 위해, 차마 다음 세대에게 더 많은 핵폐기물의 부담을 떠넘길 수 없다는 책임감으로, 그리고 오랜 시간 고통받아 온 지역주민들의 삶을 함께 지키겠다는 연대의 마음으로, 일상과 존엄을 지키고자 소송인단에 함께 했다. 이 1,108개의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들은 더 이상 밀려날 수 없다는 주권자의 준엄한 명령이 되어, 오만한 권력의 독주를 막아 세우는 가장 단단한 연대의 물결이 되고 있다. 우리는 명령한다.
하나, 이재명 정부는 고리2호기를 포함한 전국의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이재명 정부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포함한 핵 폭주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라.
하나, 이재명 정부는 시민안전과 지역주권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에너지정책으로 전환하라.
이미 우리는 시민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최초의 핵발전소 고리1호기를 폐쇄하였다. 대한민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이 결정은 핵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나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과 실천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우리는 오늘 제기하는 이 소송을 통해, 안전을 무시한 졸속 심사로 점철된 핵 폭주를 멈춰 세우고 '시민 승리의 역사'를 계속해서 써 내려갈 것이다. 1,108명의 원고가 내딛는 이 걸음은 무너진 행정의 정의를 바로잡고, 우리 사회의 생명과 안전을 시민의 손으로 직접 되찾는 또 하나의 역사적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2026년 2월 10일
소송원고 1,108인, 고리2호기수명연장백지화시민소송단, 탈핵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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