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핵발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뭇생명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삶의 답을 찾아가는 영화들을 소개해왔던 부산반핵영화제가 올해도 많은 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무리 되었습니다. 준비하고 진행하는 일은 늘 녹록하지 않지만 탈핵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소중한 기회이기에 반핵영화제는 탈핵 운동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습니다.우리가 함께 본 영화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역행하는 핵폭주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그대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물음들을 던지고 있습니다.
영화 <실크우드>는 피폭노동자들의 현실을 보여주며, 탈핵을 바라며 행동하는 우리가 노동자들의 안전한 삶에 대하여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영화 <2040>은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들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합니다. 개막작 <탄; 석탄의 일생>과 <즐거운 나의 집, 101번>은 전기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핵발전과 석탄발전 과정의 진실을 조명하며 태안과 보령, 삼척, 밀양과 월성의 현장에서 기꺼이 저항하고 투쟁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영화 <심슨가족>은 환경오염과 핵폐기물의 문제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풍자적으로 전달하고, 영화 <바로 지금 여기>는 기후 위기의 현실과 기후정의를 위한 직접행동, 기후위기 시대의 돌봄과 연대의 희망을 전합니다. 폐막작 <방사능: 쓰리마일 섬의 여성들>은 활동가이자, 언론인인 여성들이 쓰리마일 핵발전소 재가동에 맞서 싸운 서사를 통해 과거의 사건이 과거로 머물지 않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는 것을, 여전히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세상에서 아름답고 희망에 찬 투쟁이 새롭게 쓰여 지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핵산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핵폭주 정책을 추진한 윤석열 정부는 비상계엄이라는 민주주의를 향한 폭거를 자행하고, 이제 탄핵이라는 국민과 민주주의의 준엄한 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히 말합니다. 핵발전과 민주주의는 공존할 수 없습니다. 약자의 희생을 전제로 유지되어 온 핵발전은 환경과 인류, 모든 공동체를 파괴해 왔습니다. 부정의한 에너지시스템은 경제적 이익이나 편의를 얻는 집단과, 그로 인해 희생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존재를 구분지어 왔고 이는 분명한 차별이자 위험의 외부화입니다. 계엄 범죄자 윤석열은 핵산업계의 이해를 철저히 대변하면서 지역의 가중되는 고통에는 침묵하고, 지역공동체를 폭력적으로 짓밟았습니다. 핵발전이 기후위기의 대안이라는 거짓선동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핵폭주는 윤석열을 탄핵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탄핵은 단순히 윤석열을 파면하는 것만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만들고 진행해온 모든 정책을 심판하고 단죄하는 것입니다. 그 정책의 중심은 핵폭주였습니다. 우리가 이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핵폭주를 멈추지 못한다면 새로운 민주주의, 새로운 내일이라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기후위기, 생태위기를 넘어선, 다른 세상에 대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일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우리가 탄핵을 이루고 열어 갈 새로운 미래는 반드시 탈핵과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탄핵은 끝이 아니라 탈핵을 향한 힘찬 마중물이 되어야 할것입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노후 핵발전소 폐쇄하고 신규 핵발전소를 비롯한 모든 핵시설을 이 땅 어디에도 더 이상 짓지 마십시오. 지역을 또다시 갈등으로 몰아넣을 현재의 고준위핵폐기물특별법을 폐기하고 핵폐기물의 안전한 처분과 관리를 사회적 합의와 책임으로 해결하십시오.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전면 백지화하고 파괴된 공동체의 복원을 위해 적극 나서십시오. 핵폭주를 강행하는 엔진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즉각 폐기하십시오. 핵발전소로부터 발생한 방사능으로 고통 받는 지역주민과 노동자의 안전한 삶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주민, 노동자가 참여하는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정책을 수립하십시오.
탈핵과 기후정의, 정의로운 전환을 만들기 위해 오늘을 바꾸는 용기와 함께, 내일의 정의를 만들어가는 긴 여정 속에서 굳건히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 핵없는 세상,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위해 더 강한 연대로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오늘 반핵영화제에 함께한 우리는 윤석열 탄핵과 탈핵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 윤석열의 핵폭주를 멈추기 위해, 윤석열 탄핵을 위한 행동에 적극 나서고, 에너지 민주주의를 위한 활동을 해나가겠습니다. - 핵발전과 석탄발전을 멈추고 정의로운 전환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겠습니다. - 초고압 송전탑 지역 주민들,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과 연대하겠습니다. - 발전노동자들의 정의로운 전환을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겠습니다. - 답 없는 핵폐기물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책임있게 행동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