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핵사고 38년, 탈핵부산시민연대 기자회견>
"탈핵이 민생이고, 탈핵이 기후정의다! 핵진흥 정책 폐기하라!"
오늘은 체르노빌 핵사고가 발생한 지 38년이 되는 날이다.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4분 체르노빌 핵발전소 4호기의 전원 공급 상실 상황에서 부하 검사를 실시하던 중 원자로의 기계 결함과 조작자의 제어봉 조작 실수로 인해 비정상적인 핵반응이 발생하면서 폭발이 일어났다. 이 폭발로 체르노빌 핵발전소 천장을 파괴해 다량의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었고 이 사고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거나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겪고 있다. 또한 폭발한 핵발전소 자체를 콘크리트와 강철로 덮어 놓기는 했지만, 인근에서는 여전히 고농도의 방사능이 측정되고 있고, 사고 당시 태어나지 않았던 이들에게서도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DNA 파기로 유전적 이상 증상이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사고가 일어난지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변과 주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매년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사고의 날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우리는 다시 한번 탈핵의 절실함와 긴급함을 생각하게 된다. 이 두 사고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그것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며 “세계 어디에도 안전한 핵발전소는 없다”라는 것이고 핵진흥자들이 최고의 과학기술인 것처럼 주장하는 핵발전이 통제 불가능한 위험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핵발전소 사고는 사람의 실수, 시설과 부품의 고장, 전쟁, 기후재난 등 어떤 이유로든 발생할 수 있고 그 위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그 영향이 미친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정부는 이 위험하고 통제 불가능한 핵발전을 지속해서 진흥하겠다는 계획이다.
22대 총선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원전 생태계 복원을 언급하며 핵폭주 정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는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민생을 거듭 강조했는데 “원전 생태계 복원과 첨단산업 육성 등 이번 정부 들어 역점을 둔 정책들이 산업 경쟁력을 높였지만, 민생에 온전히 전달되는 데는 미흡했다”라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 참패 반성에도 원전 생태계 복원이 언급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원전 생태계 복원이 민생인가? 시민의 안전과 생명,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핵 진흥만 하겠다는 것이 어떻게 민생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나? 이에 더해 산업부는 최근 윤석열 정부의 핵진흥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하반기 중 '2050 중장기 원전산업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고 이를 뒷받침할 관련 특별법 제정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총선 이후 발표 예정이었지만 계속해서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는 최소 2기 이상의 신규핵발전소 건설이 포함이 기정사실이다.
윤석열 정부에 묻고 싶다. 도대체 왜 이렇게 핵진흥에 집착하는 것인가. 핵진흥 정책을 뺀다면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무엇이 남는가. 적극적인 기후대응을 위한 방법에서도 핵진흥이 아니면 무엇이 있는가.
체르노빌은 38년전 과거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마주하게 될 미래이다. 핵발전의 시대를 끝내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의 핵진흥 폭주가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다른 체르노빌을 겪게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 다시 한번 분명히 경고한다. 오래된 핵발전소를 수명연장 하는 것, 신규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은 민생을 위한 것도 아니며,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방향을 이번 총선으로 반대하고 심판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거기에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핵발전소 건설도 포함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핵진흥 폭주 정책을 지금 당장 폐기하고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정책을 마련하라!
2024. 4.26.
탈핵부산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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