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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부산시민연대 기자회견]가동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고리 4호기 핵발전소 화재사고 발생, 핵발전소 안전 위협 계속되는데 원전수출, 소형원전 운운하며 탈핵의 기회를 걷어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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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산에너지정의행동 2021. 6. 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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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부산시민연대 기자회견]
가동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고리 4호기 핵발전소 화재사고 발생, 핵발전소 안전 위협 계속되는데 원전수출, 소형원전 운운하며 탈핵의 기회를 걷어찰 것인가?

지난 5월 29일 오전 9시 28분경, 가동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고리 핵발전소 4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터빈이 정지했다. 한수원은 화재발생 이후에도 방사선영향은 전혀 없다며 가동 정지 하지 않고 있다가 어제에서야 “철저한 원인조사와 설비정비 기간을 고려해 원자로를 안전하게 수동정지한다.”고 밝혔다. 화재사고가 발생한지 3일만이다. 정확한 조사가 진행되어 보아야 하겠지만 이번 화재사고는 신고리 4호기 핵발전소 터빈계통 전압조정장치인 ‘여자기’의 코일이 탄 것으로 추정된다. 신고리 4호기에서 갑작스럽게 방출되는 수증기와 굉음을 목격한 지역주민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국내 핵발전소 가동을 시작한 1978년부터 현재까지 768회 핵발전소 사고 중 화재사고가 18회였다. 이들 대부분이 전기나 기계결함에 의해 발생하였다. 제대로 화재진압을 하지 못하면 핵발전소의 안전을 통제하는 시스템에 영향을 주게 되고 매우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한수원은 언제나 그랬듯이 방사선 영향이 없이 안전하게 가동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즉각 발전소의 가동을 멈추고 제대로 된 정보를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먼저였어야 한다. 한수원은 사고 발생 40여분이 지나서야 지역주민들에게 알렸지만 주민들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심지어 한수원에 출입하는 기자들과 핵발전소 인근 지자체에도 화재사고에 대해 빠르게 알리지 않았다. 부산시, 울주군 홈페이지에도 사고 발생에 대한 안내가 되어 있지 않다. 코로나 재난문자는 하루에도 수 십통씩 안내받지만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 시민들이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 핵발전소사고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협력하겠다더니 지자체도 사업자도 그 책임과 의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할 판이다.

정부와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신고리 4호기 화재사고 이후 정부의 발표는 원안위에서 조사 착수 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만 배포하고 그 외 정부의 책임 있는 발언은 어디에도 없었다. 핵발전을 정쟁의 논리로만 이용해온 정치권에서도 어느 누구하나 시민의 안전이나 재발방재대책에 대한 언급이 없다. 신고리 4호기는 탈핵사회를 선언했던 문재인 정부에서 가동을 시작한 핵발전소다. 국내 최신 기술을 자랑하며 신규핵발전소의 필요와 안전을 주장해왔지만 이렇듯 핵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 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원전수출을 운운하며 탈핵의 시간을 늦추고 있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의 정치인들도 너나할 것 없이 소형원전 개발추진을 주장하며 탈핵의 기회를 걷어차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핵발전의 문제에 있어 민주당과 국민의 힘의 입장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고준위핵폐기물의 문제를 안고서도, 시민의 안전을 운에 맡겨 연명하면서도 핵발전 에너지 시스템의 위험하고 부정의한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짓든 해외에 짓든, 소형원자로이든 아니든 핵발전 시설들은 위험한 핵폐기물을 계속 발생시키고 그것은 공간과 시간, 세대를 넘어 위험을 전가한다. 과학기술을 운운할게 아니라 정의로운 전환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신고리 4호기 화재사건은 단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 그간 발생해 왔고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핵발전소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조사도 필요하지만 탈핵, 에너지전환을 위한 진정성있는 의지와 정책실행이 함께여야 함을 민주당과 정부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21.6.1.
탈핵부산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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