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가덕도 신공항 철회요구 기자회견>
부산시장이 해야 할 초당적 협치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이다!
○일시: 21/ 4/19(월)/ 11:00
○장소: 부산시청 광장
[기자회견문]
협치해야할 것은 가덕도신공항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이다
박형준 신임시장은 가덕도신공항과 관련하여 여당과 협치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여야 가릴 것 없이 특별법을 발의하여 통과시킨 상태에서 나온 말이라 여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절대 다수인 부산시 의회와 협조하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사정을 이해하지만, 부산 발전을 위한 길이 가덕신공항뿐인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가덕신공항이 안고 있는 문제가 너무나 크고 많기 때문이다.
가덕도신공항론자들은 안전, 소음 해결, 물류허브, 트라이포트, 엑스포 연계, 24시간 운항 등을 내세우면서 신공항이야말로 동남권 발전의 포인트라 주장한다. 그들은 균형발전이라는 부산시민의 간절한 염원을 온통 가덕신공항 건설 하나에 실었다. 누군들 수도권 집중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을 바라지 않겠는가. 그래서 더더욱 가덕신공항 한 방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호언장담을 경계하는 것이다.
신공항론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반대 의견이 제출되었다. 몇 가지만 짚겠다. ‘24시간 안전한 공항’을 말하는데 가덕도신공항은 과연 김해공항에 비해 안전한가. 바다 한가운데다 짓는 공항은 공사 때부터 태풍, 해일 등에 노출된다. 거기에 2030년이면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24시간 운영의 실효성도 문제다. 영국 히드로 공항처럼 24시간 운영이 가능함에도 심야시간대에는 문을 닫는 곳들이 많다.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대를 이용객들이 선호하지 않는데다 심야 화물처리도 추가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역시 심야에는 이용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가장 큰 근거로 내세우는 경제성도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 코로나사태 장기화로 항공 이용률이 크게 줄었다. 신공항론자들이 근거로 드는 예상 이용률은 모두 코로나 이전에 머무르고 있다. 닥칠 기후위기까지 감안하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마치 코로나19와 기후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인 것처럼 여기는 태도는 지극히 안이하다. 물류허브, 트라이포트 같은 공허한 말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 공항이 없어서 물류 이동이 적은가, 애초에 물류 자체가 적은가. 공항을 지으면 없던 물류들이 몰려든다는 발상은 신뢰하기 힘들다.
엑스포 유치와 연계하겠다는 말도 공허하긴 마찬가지다. 엑스포의 경제 효과가 계속 줄어든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여수 엑스포로 여수가 발전했다는 보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 2023년에 결정날 엑스포를 위해 지금 가덕신공항 공사를 시작하자는 것은, 공항을 짓기 시작하면 엑스포가 우리한테 올 것이라는 말과 같다. 이처럼 가덕신공항은 모든 불확실성을 기정사실로 둔갑시키고, 그 허상 위에 세운 모래탑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현실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기후위기가 눈앞에 닥쳤다는 사실만큼은 인류 모두가 절감하고 있다. 탄소배출을 줄여야만 멸종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진실이다. 어떤 균형발전도 이 진실만큼은 넘어서는 안 된다. 탄소배출 제로는 부산시민으로서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아가 인류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절대 기준이다. 세계 유수의 공항들이 일체 공사를 멈춘 사실을 눈여겨 보아야한다. 프랑스 의회가 2시간 30분 이내 거리 항공을 금지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최대한 비행기 운항을 줄이려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왜 우리만 역행하려고 하는가.
진실로 균형발전을 바란다면, 수도권과 비슷해지려하기보다 부산다워져야 한다. 있는 것을 없애고 죽여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 서울이든 부산이든 어딜 가나 똑같다면 공항을 만든들 굳이 부산을 찾을 까닭이 없다. 대안은 녹색전환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산자락과 해안선을 원래의 부산으로 최대한 되돌리는 것, 있는 것을 지키는 것, 건물과 도로와 차량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공간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것 들을 해보자는 것이다. 비행기 대신 철도를 통해 지역과 지역을 이어 활력이 넘치는 메가시티를 만들어 보자. 그것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을 지키자.
일단 첫 삽을 뜨는 순간, 모든 것이 결정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신임시장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있는 것을 없애서 성공한 대규모 토건사업은 없다. 새만금과 4대강이 그 증거다. 박형준 신임시장이 토건으로서가 아니라, 부산을 기후위기 극복의 선두주자로 만든 시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우리도 반대자가 아니라, 협력자로서 함께 하고 싶다.
2021년 4월 19일
신공항반대시민행동
뉴스1 : 부산 환경단체, 가덕신공항철회촉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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