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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풀꽃이야기 _냉이

에정행과 함께/에정행이야기

by 부산에너지정의행동 2021. 4. 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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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에서 만난 냉이

 

10여 년 전 아이들과 함께 낙동강하구 생태체험을 위해 답사를 하며 처음 가덕도와 인연을 맺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가덕은 부산의 여느 연안과는 사뭇 달랐다. 이곳은 한적하니 조용하며 소박하고 따스함이 있는 작은 어촌이었다. 대항에서 외양포가는 길은 험해서 가파른 산길을 걸어 언덕을 넘어 작은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그 고요함과 따스함이 내 가슴에 파고들더니 그냥 그 햇살에 잠이 들고 싶었다. 이 내음과 모습이 엄마 품 이라는 것이었던가! 그냥 그 자리에서 쉼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곤 매년 봄이면 이 곳을 찾아 나선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덕도를 찾았다. 대항마을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주인어르신이 마을에서 캔 냉이라며 살짝 대친 냉이나물을 반찬으로 내놓으셨다. 어릴 적에는 쌉쌀한 맛이 입맛에 맞지 않아 고개를 내저었는데 이제 보기만 해도 식욕이 돋고 먹고 나면 생기가 돋는다. 맛있게 밥 한 공기를 뚝딱했다. 먹을거리가 귀했던 시절, 이른 봄에 겨울을 나고 돋아난 풀들은 엄청 고마운 존재였다고 한다. 냉이는 특유의 쌉싸래한 맛으로 둔해진 입맛을 깨워 주고, 향긋한 냄새는 코를 자극하면서 아직 겨울을 벗어나지 못한 우리 몸을 깨워준다고 하더니 오늘 이 냉이반찬도 벗어나지 못한 내 몸을 깨우나보다.

 

요즘 가덕도가 유난히 시끄럽다. 가덕도에 동남권 관문공항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나에게 가덕도는 쉼을 찾을 수 있던 곳이 아닌가. 그런데 깡그리 사라진다한다.

나의 쉼터를 떠나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 서쪽의 남해 상에 위치하며 낙동강하구의 생태축이다. 낙동강하구는 동남최대의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구문화재보호구역으로 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된 세계최대습지로 곱는 세계자연유산이기도 하다. 예정지인 대항은 국내 유일의 육수장망 숭어잡이 전통어로가 전승되는 곳이며 대구의 산란지이기도 하다. 가덕의 동사면에 위치한 가파른 사면의 암반층은 지질사적으로 조명 받는 곳이다. 이런 지형으로 인해 다양한 생물의 이동과 서식지로 이용되는데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된 상괭이와 천연기념물 수달을 비롯해 주변 해역에는 현재 172종의 어류등 해양생태계의 귀중한 서식지이다. 더욱이 가덕의 생태축인 연대봉과 국수봉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자연생태도 1. 2등급, 녹지생태도 8-9등급으로 유전자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있다. 멸종위기야생동물인 구렁이, 표범장지뱀, 맹꽁이와 사스레피군란지·곰솔군란지·동백나무군란지 등이 분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솔부엉이·새매 등 천연기념물 4종과 말똥가리 벙어리뻐꾸기 등의 보호 6종이 서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이곳을 완전히 절개해서 그 토사를 이용해 바다를 매립하여 활주로를 만들겠다니 아마 낙동강하구의 생태축은 흐트러질 것이고 가덕도에서 살아 숨 쉬던 많은 동식물과 자연생태계는 사라질게 뻔하다. 더욱이 여기의 생태에 기대어 살아온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야만 할게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냉이는 낳다()는 뜻의 또는 가 합쳐져 파생된 말이라고 한다. 또 우리말 나물과 같은 말로 맨땅에서 새로 생겨난 생명체를 먹을 수 있는 반가운 나물이라는 뜻에서 유래 된 말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한다.(출처 : 제주환경일보(http://www.newsje.com)

이 두 가지를 볼 때 냉이는 생명력과 연관되어 진다. 그리고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푸름을 잃지 않는 냉이의 생명력이 나쁜 기운을 쫒아낸다고 사람들이 믿었다.”한다.

냉이를 보며, 가덕도 지천에 깔려있는 냉이의 생명력이 가덕도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우리의 저항과 함께 이겨낼 것이라는 희망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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