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12일
2026년 9월 5일은 - 경주 월성핵발전소 인근 나이리 주민들이 이주를 요구하며 '농성'과 매주 월요일 '상여시위'를 진행한지 12년 12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간 주민들은 '안 해본것이 없다'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월성핵발전소의 핵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그러나 12년 12일이 지난 지금까지 주민들의 이주 바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더 고통을 호소하고, 싸워야만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곳은 다서살 된 아이의 몸에서도 삼중수소 등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핵으로 오염된 마을입니다.

지난주 토요일(9/5) 나아리 주민들은 농성 12년 기념 행사를 가졌습니다. 나아리 주민들과 함께한 연대자들을 초대하고, 식사와 공연, 그리고 나아리의 고통을 잊지 않도록 기억할 수 있는 작은 베지도 준비했습니다. 행사장 주변으로는 지난 12년간 나아리 주민들이 애써온 여러 일들이 그림으로 그려져 걸려 있었습니다. 국회 앞에서의 농성, 갑상선암 공동소송, 경주시민들의 만인소, 마을을 기록한 대장정의 논문, 농성장을 방문한 거물급 정치인 등 하나하나 주민들이 온 힘을 다해 만들어오고, 기뻐하고, 또한 핵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이날 황분희 어머님은 나아리 주민들의 농성이 오늘로 끝이 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12년간 진행해오던 '상여시위'도 끝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농성과 상여시위를 이끌어온 주민들이 이미 너무 고령이시라 이 같은 방법의 싸움을 더 이상 해나기기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황분희 어머님은 -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간 나아리의 주민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싸움을 이끌어오며 헤아릴 수 없은 많은 연대자들의 도움과 응원을 받았는데 - 전화번호가 없어 인사를 모두 전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농성과 상여시위를 마치는 행사를 준비해 - 모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황분희 어머님은 농성과 상여시위의 중단이 싸움의 중단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아 - 또 다시 연대하고 또 다시 저항의 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핵발전의 시간 만큼 이들로 인해 고통받는 주민들의 시간, 어르신들의 시간은 길고 또 연로해집니다. 핵발전소의 불을 태우고 있는 이들은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을 떠나거나,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마치 그들 편인것 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이날 우리는 또 다시 결심합니다. 이제 나아리 주민들의 일을 우리가 이어가겠다.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싸움은 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경주환경운동연합의 <나아리농성 12년> 행사 후기 글을 공유합니다.
https://kj.ekfem.or.kr/posts/BatBbP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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