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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보도자료와 성명서

(10/29) [영광] 성명서

by 부산에너지정의행동 2020. 10. 30.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 캠페인

영광 기자회견문

 

구멍숭숭, 내부 균열 쩍쩍!

한빛 3·4호기 폐로하고 핵폐기물은 서울로!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에서 추진한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에 대한 전국 공론화가 결과설명 및 정책토론회만 남겨둔 채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전국 공론화라는 말이 무색하게 국민 대부분은 공론화가 있었는지 조차 모른다. 어쩌면 국민들이 사용후핵연료가 도대체 무엇인지, 얼마나 위험한지,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왜 공론화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생태계와 격리하여 10만 년 이상을 보관해야 할 극히 위험하고, 어렵고, 복잡한 고준위핵폐기물의 문제를 어떻게 고작 2주 남짓 시민참여자를 모집하고 각 권역별로 나누어 6일간 단 2회의 종합 토론회로 공론화를 마무리 할 수 있는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련의 과정들이 엄연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국 공론화와 동시에 경주에서는 맥스터라는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추가건설에 대한 지역 공론화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안에 포함되어 있는 100만명의 울산 시민들은 모두 지역 공론화에서 철저히 배제되었고, 경주시민들만으로 145명의 시민참여단이 구성되어 81.4%가 맥스터 추가 건설을 찬성한다는 지역 공론화 결과가 도출되었다. 시민참여단 구성과정에서 한수원 이해관계자가 20명 이상 참여하는가 하면, 반대 주민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찬성 주민 중심으로 구성하는 등 명백한 공론화 조작정황이 드러났고, 결국에는 지역 공론화 담당자에 대한 월성 핵발전소 주변의 양남면 주민들과 경주시 및 울산북구 시민들의 고소로 이어졌다.

 

또한 이번 공론화를 1년 넘게 이끌어왔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위원장은 이번 공론화가 대표성, 숙의성, 공정성, 수용성 모두 담보하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해왔다며 공론화 실패를 인정하고 사퇴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산업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급히 위원장을 다시 선출하여 오로지 맥스터 추가 건설만을 위한 도구로 처음부터 끝까지 소중한 공론화를 악용하였다.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공론화를 바로 잡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으로 시작된 이번의 재공론화는 오히려 박근혜 정부보다 못한 엉터리·졸속 전국 공론화’, ‘공론화 조작결과만을 낳았을 뿐이다.

 

안전하게 처분할 방법도, 공간도 찾지 못한 고준위핵폐기물의 문제는 단순히 핵발전소 소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오늘 캠페인의 제목은 한빛3,4호기 폐로하고 핵폐기물은 서울로!!’이다. 서울이라는 특정 지명 대신에 전력의 대부분을 외부 지역에 의지하고 있는 어느 대도시의 지명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핵발전이 기저발전인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쓰는 이상, 우리 모두는 핵발전소 및 핵폐기물의 위험과 책임에서 결코 자유스러울 수 없다.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캠페인단이 부산을 출발하여 영광을 오는 동안 한빛 5호기가 가동을 멈추었다. 180일간의 계획 예방정비를 마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승인을 받아 가동 준비중이었다. 수백억을 들여 새롭게 교체한 증기발생기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핵반응로가 멈춘 것이다. 앞서 핵반응로 헤드 부분에 균열이 발견되어 덧씌우기 위한 용접을 하였으나, 규격에 맞지 않는 재질로 용접을 하는 엉터리 용접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더군다나 한빛 3·4호기 문제는 어떠한가? 현재까지 한빛 3호기의 콘크리트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공극은 124개로, 한빛 4호기의 공극 140개를 합하면 한국의 전체 핵발전소에서 발견된 공극의 90% 이상이 한빛 3·4호기에 집중되어 있다. 철판 기준두께 미달은 263개소, 그리스 누유는 29개소, 철근 노출은 184개소에 달한다. 특히 격납건물의 안정성에 치명적인 징후인 그리스 누유와 철근 노출은 한빛 3호기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까지 한빛 3호기에서 발견된 그리스 누유 개소는 다른 핵발전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한다. 그리스 누유는 격납건물의 균열 가능성을 의미한다. 한수원이 한국전력기술을 통해 수행한 구조건전성 평가는 격납건물의 건전성에 있어 공극보다 더 중대한 평가요소인 균열에 대한 평가가 빠져있음에도 원안위는 건전성이 충족되었다고 검토하고 정비계획을 승인하였다. 이에 따라 발견된 124개의 공극만 보수한 채 부실투성이 불안한 핵발전소를 재가동하겠다고 한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다.

 

공극이 발견되고 균열 징후가 명백한 한빛 3호기의 격납 건물은 지진과 테러 같은 외부 충격이나 핵발전소 사고시 방사능 누출을 최소화할 최후의 방어벽이다. 위험천만한 최후의 방어벽에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맡길 수 없다. 근본적으로 공극과 균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수한다 해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는 한빛 3호기는 부실 시공을 인정하고, 폐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전문가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기업 도시바에서 20여 년간 원자로 격납 건물 안전 설계를 연구한 고토 마사시 씨는 격납 건물 100% 보수는 불가능하다이 정도로 공극 문제가 심각한 원전의 재가동 논의는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한빛 3호기의 안전성 문제는 최근에 진행된 국정감사에도 질타를 받았다. 원안위원장은 국감장에서 한빛 3호기 재가동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영광군과 합의를 통해 주민의 신뢰를 회복한 채널을 만들 것을 요청한 국회의원의 물음에 동의하는 답변을 하였다.

 

원안위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핵발전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규제기관으로서 위상을 찾길 바란다. 한빛 3·4호기에 대한 투명하고 명확한 진상조사와 책임규명을 통해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핵발전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지키고, 핵폐기물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나눌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부산을 출발하여 경주, 울산, 울진, 대구를 걸쳐 영광에 도달한 캠페인단은 이후 발걸음을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옮긴다. 대한민국 방방곡곡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가 얼마나 엉터리·졸속·조작으로 훼손되었는지 알리고, 진짜 공론화, 진짜 탈핵을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이어 나갈 것이다.

 

투명하고, 철저한 한빛 3·4호기 진상조사 즉각 실시하라.

격납건물 구멍숭숭·내부균열, 위험천만 한빛 3·4호기 폐로하라!

대한민국 방방곡곡 핵폐기물 가져가라!

 

20201029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 캠페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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